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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 [기고] 엔데믹, 과학기술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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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5-19 10:28 조회3,85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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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모 대표님께서 ​엔데믹이 다가오면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과학기술 역할에 대해 디지털타임스에 기고하셨습니다.





양현모 전략컨설팅집현 대표



봄바람과 함께 엔데믹에 대한 희망적인 뉴스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격리해제와 함께 일상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오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엔데믹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쓰나미처럼 순식간에 덮친 비상사태였던 만큼 모든 면에서 긴급한 대응책들이 추진됐다. 그 결과 아무도 해보지 않은 사회적 실험을 시도하는 기회였지만, 응급처치로 인한 여러 부작용도 함께 나타났다.

지난 코로나 사태는 위기상황에서 과학기술과 사회혁신이 어떻게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대규모 실험이었다. 단순히 첨단기술을 적용해 백신을 개발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었다. 개발된 백신을 적시에 대량생산하고 전세계 수요에 맞춰 보급함과 동시에, 백신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취약층부터 단계적·체계적으로 접종해 집단면역을 앞당기도록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한 숙제였다.

다가올 엔데믹 시대는 사전에 충분한 준비와 합의를 통해 슬기롭게 대처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과학기술과 혁신 관점에서 다양한 분야의 문제를 규명하고 해결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과학기술이 사회적 문제 해결을 선도하는 역할을 확대해 온 만큼, K-방역으로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 발전시켜 엔데믹 시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 위기상황 종료와 함께 새롭게 등장할 사회문제들은 도처에 산재돼 있는데, 특히 지속가능한 발전 측면에서 보면 기존 비상·임시대책의 결과가 자칫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로 방역패스가 중단됨에 따라, 최근 중고시장에는 소상공인들이 사용하던 QR코드 인증용 태블릿PC와 스마트폰 단말기 매물이 넘친다고 한다. 고가의 열화상 카메라는 마땅한 대체 수요처도 없고 폐기처분도 애매한 상황이란 뉴스도 나온다.

이와 함께 아직 드러나지 않은 또 다른 잠재적 문제는 대부분의 공공장소, 식당 등에서 사용된 아크릴 칸막이다. 비말전염 예방을 위해 제도적으로 설치됨에 따라 폭발적인 수요 대응을 위해 상당량이 수입되기도 했는데, 막상 동시 철거를 할 경우 뚜렷한 재활용·재사용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아크릴 수지는 PMMA, PAN, PAA 등의 플라스틱으로, 투명성과 무독성을 갖고 있어 소품, 인테리어, 건축 등의 분야에서 판형 제품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반면 흠집이나 오염에 취약해 재사용이 어렵고 직접 재활용하기 위한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아서 주로 소각 처리된다.

실제 지난 2020년 말 수능에 사용된 50만개의 아크릴 칸막이 처리 문제를 놓고 이슈가 커지기도 했다. 당시 교육부는 전체 칸막이 중 76.2%는 해당 시험장 학교나 다른 관공서, 공공기관 등에서 재사용하고 나머지 23.8%는 환경부 협조로 전문 재활용기관에서 수거해 재활용 조치가 되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파손 위험 , 이물질 등으로 인해 재사용이 여의치 않았고 재가공 및 소각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 우려가 있어, 다음 해 수능에는 아크릴 대신 종이형 칸막이를 사용키로 한 바 있다.

수능 사례는 아크릴 칸막이 문제의 일부에 불과하다. 현재 전국적으로 얼마나 많은 아크릴 칸막이가 쓰이는지 통계조차 불명확하며 아크릴은 재활용법 상 일반쓰레기로 처리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쏟아져 나올 아크릴 폐기물에 대한 수거·재활용 대책도 뚜렷치 않다. 특히 엔데믹 시대가 오면 재사용할 수요 자체가 급감해 현재의 재사용 혹은 기부 등의 대책은 한계가 있는 만큼 재활용 혹은 재처리 기술이 시급한 실정이다.

일부 해외 기업은 아크릴 완전 재활용을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혼다는 미쓰비시화학, 훗카이도 자동차처리 협동조합과 공동으로 자동차 테일램프의 재생산(수평적인 재활용)을 위한 기술실증을 진행한 바 있으며, 다양한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기술도 도처에서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을 기존 방식으로 실용화·사업화하거나 개별 기업들의 독자적인 노력만으로 긴박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단순한 시장 메커니즘만으로는 사회적 이슈의 적기 대응이 어렵다는 것을 이미 팬데믹 상황에서 경험했다.

결국 국가 차원의 정책 수립과 국민적 합의를 통한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과학기술과 사회혁신이 협업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이 필요하다. 이는 비단 아크릴 칸막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모두가 개인정보를 기꺼이 제공했던 경험을 발전시켜, 현재의 시스템과 축적된 데이터를 공익적 관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과학기술이 해결해 갈 또 다른 숙제다.

대한민국은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해 온 경험과 근성을 가지고 있다. 정부 방역정책에 적극 대응해 준 소상공인과 국민들의 피해를 줄이고 글로벌 환경 부하를 경감하기 위한 더 나은 솔루션을 찾아내는 데 과학기술이 중요한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 기사출처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20506021023696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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